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은 실력과 능력을 보여주고, 역할이 아님에도 기꺼이 하는 것은 품격을 보여준다. 각자의 포지션마다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될 허드렛일이 생긴다. 그 허드렛일, 그리고 전체를 위해 그 일을 하게 되는 누군가를 대하는 그 태도는 한 사람의 깊이감을 잘 나타낸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아랫사람에게 넘기려고 하는 이와 어떻게 하면 안 그래도...
빵집에 자주 들르는 편은 아니지만, 들를 때마다 고로케에 시선이 꽂힌다. 고로케는 마치 첫눈에 반한 사랑처럼, 나의 마음에 들었던 빵이다. 중학교 때였나, 블루망이라는 동네 빵집에 들어가서 고로케를 먹었고, 어떻게 그 빵을 골랐는지는 기억나지 아니하나 아무튼 '아 이게 고로케구나' 하면서 먹었으니 아마도 첫 경험이었나보다. 풍부한 계란 맛이 나는 소를 감싸...
하나님의 은혜와 부르심의 위대함으로 깊고 넓고 크게 우람해지는 장엄한 신앙의 영광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간절함은 있는데 비는 내용이 너무나 얇습니다. 너무 작습니다. 크게 기도하라고 하면 허황된 것을 구합니다. "아랍 민족을 내게 주시옵소서." 이런 게 장엄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이름의 실존을 만드십시오. 예수 믿는 한 인격과 영혼의 위대함...
함부로 해도 되는 이에게 잘 할 것. 눈 감으면 아무도 모를 것을 응시하고 인지할 것. 다들 그런다고 괜찮은 것은 아님을 나에게 적용할 것. 화가 난다고 그것을 쏟아내지 말 것. 웃음과 유머의 가치를 결정적인 순간에 잊지 말 것. 삶을 길게 보고, 남들과 나 자신에게 시간을 줄 것. 무엇을 했는지, 잘 했는지, 열심히 했는지보다 무슨 마음으로 했는지 살필 ...
짜증난다는 표현은 무책임하다. 짜증은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짜증을 낸다는 것은 그렇게 수동적이고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 짜증을 내고 싶어서, 짜증을 내기로 결정하니까 쏟아져나오는 것이다. 짜증은 조절된다. 우리는 짜증을 내서는 안 되는 대상을 본능적으로 파악한다. "순간적으로 너무 화가나서"라는 표현을 종종 쓰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성장해도 우리는 자꾸만 엎어지고 자빠진다. 강해진다는 것은, 성숙한다는 것은,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두려워하는 이는 넘어질 것을 두려워한다. 넘어지면 부러지고 부러지면 망할 것이라는 생각의 흐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런 일시적 좌절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실제로 벗어나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선택 문제이다. 선택의 문제라고 ...
좀 천천히 오라고 해도, 그만 오라고 해도, 살다보면 자꾸만 여기저기서 물음표가 등장한다. 삶을 겪어내다보면 '아 어차피 이놈의 인생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이해할 수 없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완벽한 이해에 대한 포기.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눈물겹게 아름답고 일면 숭고한 맛까지 왠지 느껴지는 내려놓기이지만, 거기에 대해 콧방귀라도 뀌듯, 삶...
매일이 특별한 것 없고 그저 똑같은 나날들이 되면 보통 그 사람은 늙은 것이다. 보다 어리고 젊은 사람들이 사소한 일에 목숨이라도 건 양 웃고우는 장면을 보고 '아직 덜 커서 저러지'하고 혀를 찬다면 아마도 그것은 부러움이나 변해버린 자신에 대한 합리화에 기인할 것이다. 사실 온갖 것에 무덤덤해지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그러기를 바...
열심히 하는 것이 고생이나 피곤이나 일의 측면에서의 성과가 아니라 본인의 행복감을 올리기 위해 잘 노력했느냐로 평가받았으면 한다. 남들이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해준다면 환영이고. 배려와 사랑은 '상황 좀 넉넉해지면 찾자'고 너무 쉽게 뒤로 밀쳐지지만 실은 공적인 상황이든 사적인 상황이든 기억에 남고 감동하고 즐겁고 행복한 경험은 그것들이 확 ...
어느 순간 둘러보니, 모두들 최선을 다해 힘들어지고 있었다. 갖가지 말을 붙일 수 있다. "네가 스스로 네 삶을 꼬네"할 수도 있고 "조금만 버티면 빛을 볼 수 있을 테니 노력해!"라고 응원도 할 수 있으며 "야 해봐야 뭐하냐, 어차피 1인자 혹은 금수저 아니면 뭐가 되기나 하겠냐"하고 비관적으로 볼 수도 있다. 어느 시대나 '젊은이'들은 이래저래 치여서 ...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가장 꺼려하는 분들 중에조차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쓰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으며 무려 카카오톡의 기능 중에도 추가적으로 배울 것이 있는 '단체 톡방'까지 사용하는 분들이 많음에도, 명절은 명절이다. 명절에 한 번 모여서 으쌰으쌰 하거나 싸우거나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비록 취기에 얼굴이 벌개졌더라도- "이제부터라도 형제들이 더 ...
부모님은 보통의 50년대생 부모님들처럼 시댁에 충실한 며느리를 원했고, 그 며느리의 '역할'은 자명했으므로 강압적이고 배려없는 요구들이 기분 나쁘거나 힘듦을 선사하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가 '나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하자 "우리는 딱히 심하게 하고 그런 건 아닌데"라고 말씀하시며 진심으로 그게 별로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하실 지경이었다. ...
같이 걸어가고 싶습니다.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